SI 수습채우고 퇴사를 결심하다

개발원에서 소개해준 회사로 취업하자마자 첫날부터 나를 기다린 2개의 프로젝트들이 연달아 밀려왔다.

 

분명 나는 개발자로들어온건데.. 회사에 디자이너들이있다고 들었기 때문에 면접때 디자인일이 있다고 했어도 그게 주가될줄은 그때는 꿈에도몰랐다..

 

지금은 일손이 부족해서 그런거겠지. 당장 급한 프로젝트니까 그런거겠지..

개발팀이아닌 디자이너들이있는 uiux부서에 배치가되는것도 이상하고 개발자들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개발자들이 구식 제이쿼리를 권유하고 내 자바스크립트 코드를 마음대로 바꾸는것을보면서 정신이 번쩍들었다.

그들이 내코드의 문제점을 지적해주지않고 말도없이 마음대로 바꿔버린다면 나는 이곳에선 개발자로 성장할수없다는것이 확실했다. 나는 그저 디자인 껍데기만 만들어주고 끝나자마자 다른 프로젝트로 팔려갈 운명인것이다!

 

이래서 공부를 열심히해서 좋은대학을가고 공무원을하거나 대기업을가라고 어른들이 그런말을 하나보다라는

온갖생각이나면서 내가 제대로 알아보지도않고 덜컥취업한게 잘못인가 싶고 이게바로 학원과 회사의 콜라보 사기취업인가 싶기도하고 디자인경력이 있으니까 이게 내 발목을 잡는건가 싶었다..

 

사실 그런생각도 했었다.

 

퍼블리셔로 취업하여 계속 프론트엔드 개발 공부하는건 어떨까?

그건 퍼블리싱을 너무 쉽게봤었던 내 무지였다. 이분야도 깊이 파면팔수록 어렵고 공부할것이 많은 또 다른 전문영역임을 실감했다. 빠듯한 마감일에 야근을 자주하게되고 회사에서 에너지를 다쓰고 집에와서 강의 몇개보고 코드치다보면 쓰러지기 일수였다. 업무강도가낮은 곳으로 옮겨서 공부를병행하면 괜찮을듯하다.

 

그렇다면 회사내에서 퍼블리싱하면서 개발도할수있지않을까?

퍼블리셔1명에 풀스택개발자 여럿이 다닥다닥 달라붙는 프로젝트에서 나말고 개발할 사람들은 많았고 하청받아 단기간에 끝내야하는 프로젝트에서는 절때 불가능했다.

그리고 리엑트를 안쓰는 일반 웹상에서 크로스브라우징과 빠른 효율성,안전성과 자바개발자들과의 협업을 생각하면 제이쿼리는 필수더라.. 나는 제이쿼리나 ie때문에 es5이하로 자바스크립트를 써야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힘들었다. 프론트앤드개발자들은 리엑트를통해 제이쿼리를 쓰지않고 es6버전이상을 쓰기때문이다.

 

차라리 개발원도 나왔으니 자바 신입개발자로 다시 취업하는건 어떨까?

개발원에 있을때부터 고민해왔었는데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비전공에 정보처리기사도없고 여자라서 개발보다는 유지보수쪽으로 보내질 확률이 매우높고 전화응대와 문서업무를 할바에야 퍼블리싱업무를 하는것이 더 괜찮겠다고 판단했다. 설사 개발을 한다고해도 내가 원하는 프론트앤드개발스텍과 전혀다른 자바인 서버사이드이기도하고 업무강도가 매우 쎌것으로 판단하여 자바스크립트와 리액트공부를 병행하는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신입 개발자연봉받고 디자인일+퍼블리싱한다고하고 야근수당도 못받는다니 디자이너 친구가 미쳤냐고했다. ㅋㅋ

마크업 포트폴리오는 두둑히 차는데 개발은 손도못대니 더이상 다닐 이유가 사라졌다.

정리해보니 한달에 디자인업무 + 마크업 프로젝트 한개씩을 나간셈이다.

 

몇개월동안 디자이너인가 퍼블리셔인가 개발자인가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속에서 3개월을 채우고 사직서를 들이미니 회사는 속내를 들어냈다. 기획도 시키고싶어하더라..

그리고 디자이너2명을 뽑고있고 조금만 참으면 퍼블리싱 + 프론트앤드 개발시켜주겠다고 붙잡았지만 나는 더이상 회사를 믿지않았다.

그럴거면 프론트엔드개발자1 기획자 1 디자이너1 퍼블리셔1명씩 각각 고용하세요라고 속으로 외쳤다.

 

여기까지만보면 모든 SI회사가 그런가싶지만 분명 아닌 회사들도 많을것이다. 그리고 퍼블리싱이나 유지보수도 나쁘다고 절때 생각하지않는다. 단지 내방향과 맞지않을뿐.

 

여러가지 교훈을 얻었는데 일단 학원에서 소개시켜주는 회사는 신중할 필요가있다.

그리고 급하게 먹는 밥이 체한다.

본인이 생각했을때 개발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몇개월 더 공부를해서라도 실력을 증명해내야만한다. 회사에서는 개발뿐만이아니라 다양한 일을 해줄사람들이 필요하고 그 일이 당신일이 될수있기때문이다.